#나는 나의 고향과 복잡한 인사관계를 벗어나서 몸 가벼운 나그네가 되었다 몸에 지닌 것은 호메르의 시집과 그림 그릴 채비 그러나 그림은 한 장도 그려질 듯 싶지 않다 다만 혼자서 나를 위해 만드려진 듯한 이 지방에서 고요한 생활 가운데 유쾌와 행복을 느낀다 이 근방 경치는 참으로 아름답다 나는 자연의 부드러운 정서를 탐하여 하염없는 산뽀로 일을 삼는다 고을서 멀지 않은 곳에 샘이 하나 있다 언덕 비탈에 있는 이 샘은 대리석으로 바닥이 깔리고 돌담이 둘리고 그 밖에 축동이 서고 처녀들이 물을 길으러 온다 처녀들이 물동이에 물을 떠붓는 것처럼 청정한 일은 다시없을라 한번은 혼자서 색시가 물동이 이어줄 사람을 기다리고 있기에 나는 그를 도와주기도 하였다.
#나는 본시부터 맘에 드는 곳을 맛나면 얌전한 집 짓고 모든 세상 속박을 벗어나 숨어살겠다는 희망을 가졌더니 이제 이 고을서 한시간가량 걸리는 곳에 발하임란 곳을 찾았다 언덕에 비껴있는 그 위치가 재미스러운 데다가 조금 올라가면 골짜기가 훨씬 내다보인다 거기 조그만 찻집이 있어서 삐루와 커피를 먹을 수 있다 보리수 두 나무가 있는데 그 그늘 아래 의자와 테불을 내어놓고 커피를 마시며 호메르의 시를 읽는다 이렇게 아늑하고 사랑스러운 곳이 어데 많이 있을 것이냐.
#벌써 한달이 넘어 지나갔다 나는 이 지방 사람들과 꽤 많이 아름도 생겼지마는 이제 나는 나의 천사의 얘기를 하련다.
#여기 젊은 사람들의 무도회가 열리던 날 나는 나와 함께 춤출 자녀를 마차로 데리고 가는 길에 S샤르로테의 집에 들어서 같이 가기로 되었다 그 집에 들어서자 보인 것이 제일 맛으로 열한살 된 여섯 아이들이 흰옷 입은 한 처녀를 둘러싸고 누님 언니를 찾으며 떼여주는 빵을 받아먹는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그날 저녁에 나는 로테에게 따로 청을 하여 함께 딴쓰를 하였다 나는 평생 그렇게 가볍게 추어본 일이 없다. 나는 그때 사람이 아니었다 말할 수 없이 사랑스러운 사람을 품에 안고 주위 모든 것이 잘 보이지 않을 만큼 날 내게 움직였다.
#나는 로테의 허락을 얻어가지고 그 이튼날 로테를 그의 집으로 찾았다 그곳은 발하임에서 한 삼십분 걸리는 곳이다 그 뒤부터 나는 무슨 부탁 받은 일이 있으면 일 있다고 찾아가고 발하임까지 산뽀를 나왔다가는 그 핑계에 찾아가고 로테를 매일 찾아가다시피 하였다 로테가 약혼자가 있는 몸이란 말을 처음 로테의 입에서 들었을 때 나는 정신을 잃을 번하였다 마는 나의 몸이야 나중에 어떻게 되여가든지 내가 여기서 인생의 가장 순결한 기쁨을 받아 즐기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로테는 참으로 흠 하나 없는 여자다 이해가 넓으면서도 단순한 마음을 잃지 않고 건실하면서도 다정하다 조용한 정신에 참된 생기와 활발을 띄였다 로테와 한가지 어느 늙은 목사의 집을 찾은 일도 있고 또 병이 위중한 늙은 부인을 찾아가는 데도 따라간 일이 있지마는 아모나 로테가 곁에 있어주면 침울을 잊고 안심의 기쁨을 얻는 것 같았다.
#아! 우스운 일이다 로테는 내 마음을 아주 차지하여 버렀다 로테를 만나보는 것만이 내 매일의 희망이다 나는 언덕에 올라 바라본다 산과 골짜기와 들과 숲 모두가 아름답다.
#나는 로테를 사랑한다 그 검은 눈동자는 나의 감각을 한없이 깊은 데까지 끌고 간다 이 세상에 사랑이 없으면 우리의 마음은 무엇일 거나 불 없는 환등이 아니냐 생각 없이 둘의 손이 다을 때나 테불 아래서 둘의 발끝이 부디치면 내 왼몸의 피는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
#그러나 로테의 사심 없는 마음은 자기의 별 마음 없는 친절이 나를 괴롭히는 줄을 모르고 이야기에 흥이 나면 손을 잡고 다가 안는다 그러면 나는 번개에 다친 듯해진다 그러나 로테는 내게 신성한 것이다 그의 앞에 나서면 모든 욕망은 가라앉고 다만 황홀히 쳐다볼 뿐이다 로테의 새까만 두 눈 속에는 나와 나의 운명에 대한 진실한 동정이 숨어있는 것을 나는 느낀다 이런 말을 해도 좋다면 그는 나를 얼마쯤 사랑하고 있다 이것을 생각고 나는 내 자신에 대한 존경이 생긴다 그러나 그가 약혼한 알베르트의 얘기를 진실한 애정이 넘치는 모양으로 할 때에는 나는 세상 모든 것을 빼앗기는 듯 싶었다.
#이제는 아주 여름이 다 되었다 로테를 안 제도 두 달이 가까워졌다 로테를 너무 자주 찾아가지 않으리라 멫 번을 결심했건마는 『래일 또 오세요』 한마디면 그런 결심은 작년에 온 눈이 되고말 뿐이다.
#알베르트가 돌아왔다 내가 여기 머므를 수 있는 것이냐 나는 떠나야겠다 그러나 알베르트는 내게 조금도 서운한 티가 없고 친절히 대한다 이것은 아마 로테가 그렇게 만든 것일 것이다마는 나의 보는 데서는 언제나 로테를 키스하는 일이 없다 로테의 곁에 언제나 있을 수 있는 즐검이 없어졌다 이것을 미리 몰랐든 바야 아니지마는 내 감정을 어쩌는 수가 없다.
#나는 알베르트를 존경하지 아니할 수 없다 그 침착한 외모와 사무적인 성격은 나의 격하기 쉬운 성정과는 크게 틀린다 로테에 대해서는 대단한 애정을 가지고 있으나 겉으로는 얼마쯤 침울해 보인다 내가 로테를 좋아하는 데 대해서는 속으로 불쾌한 생각이 있는지 알 수 없으나 승리의 쾌감이 앞서는 것 같아 보인다.
#부끄러운 말이나 나는 될 수 있는 대로 알베르트의 없을 틈을 타서 로테를 만나러 간다 알베르트는 세상에 제일 선량한 사람이다 그는 나를 위하여 자리를 비켜주기까지 한다 둘이 산보하면서 로테를 추어서 얘기하는 것은 가장 즐거운 일이다 나는 로테의 가족의 한 사람같이 되어서 로테의 아버지는 나를 아들같이 사랑하고 로테의 아우들은 나를 따루기를 로테와 같이하여 대손에서 난화주는 빵을 받아먹고 알베르트도 나를 배척하지 않고 더우기 로테는 나를 매우 반겨한다 나는 여기서 만족해야 할 것이냐 로테를 내 것 삼으려는 바라지도 못할 처지다 나는 이것만을 행복으로 알고 지날 것이냐.
#내가 이 딜렘마에서 벗어나려면 여기서 떠나 전부터 말이 있던 공사의 밑에 가서 취직하는 수밖에 없다고는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결심은 항상 헛될 뿐이다 나는 참으로 불행한 몸이다 활동녁은 주러들고 불안한 게으름이 나를 지배한다 할 일이 없는 몸도 아니언마는 아무것도 할 수는 없다 상상녁도 움직이지 않고 자연에 대한 감정도 잃어졌다 책을 보면 구역이 나고 그림은 손에 대볼 생각도 없다 한번은 사람에게 행복을 주든 것이 다시는 불행의 샘이 된다는 것은 무슨 일일까 주위의 세계를 나에게 낙원같이 만들어주든 마음과 낙원인 듯 느끼어지든 기쁨은 사라져버리고 그 기쁨의 유령이 나오는 것같이 로테와 함께 앉아보든 바위나같이 바라보던 저 건네숲이며 모든 것이 괴롬의 씨가 된다 내 앞에 있는 길은 로테를 바라던지 바리든지 둘 중에 하나일 것이다 어디까지던지 로테를 따라서 나의 사람을 만들어보던지 그렇지 못한다면 일즉이 용기를 떨쳐서 버리고 가야 할 것이다 현재의 내 감정은 내 모든 힘을 좀먹게 한다 그러나 그러나 나는 어찌하는 수 없다 힘을 좀먹게 하는 감정이 동시에 이 처지에서 뛰어나갈 용기까지 빼앗어가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실상 로테도 나와 떠러지기를 싫여하는 것 같다 아이들은 내가 날마다 올 것으로만 믿는다 밤이면 괴로운 꿈이 내 잠을 차지한다 로테를 향해 두 팔을 뻐친들 무엇할 것이냐 풀밭에 로테와 같이 앉아 손을 붓안고 키스를 하여도 깨인 다음에는 그칠 수 없는 눈물만 자어주는 꿈인 것을.
#공사의 밑에 가서 지나기로 결심한 지도 멫 주일이 지낫건마는 날마다 로테를 더 한번 만나는 행복을 위하여 밀려갈 뿐이다 이 괴로움을 벗어나기 위해서만이라도 나는 새로운 활동을 필요로 하는 사회 가운대로 들어가야 할 것이 아니냐.
#어느듯 구월도 십일이 되었다 로테와 알베르트를 동산 으늑한 숲속에서 작별하기 위하여 만났다 아름다운 달빛이 숲속으로 들어 빛었다 로테는 감동된 목소리로 달 밝은 밤에 산보를 하면 죽은 사람들 생각이 난다는 말을 하고 날다려 다시 만날 수 있을까를 무러보더라 나는 평생에 로테를 다시 만나지 아니할 결심이건마는 「이승에서나 저승에서나 반드시 또 보겠다」고 말했다 로테는 돌아가신 자기 어머니 얘기를 하였다 로테의 입에서 나온 그 모든 훌륭한 말을 누가 옮길 사람이겠느냐 아
#두 사람을 돌려보내고 나는 그 자리에서 실컷 울었다.
#신통치도 않은 공사의 서기 노릇을 하느라고 어느새 다음 해 봄이 되었다 미리부터 짐작도 했든 것이나 나는 공사의 뜻을 맞출 수가 없다 C백작의 신임과 B영양의 친절이 약간의 위로가 될 뿐 나는 아무래도 규칙이라는 것 외에는 아는 것 없는 이 공사 밑에 오래 있을 수는 없다 또 이네들 사회란 쓰잘데없는 문벌이니 지위니만 찾으며 예절에 맞고 않 맞는 것하고 연회 좌석에 한자리라도 위에 앉아보려는 것이 유일한 생각이다 겉으로는 바로 뽐내지마는 실상 속으로는 꽤 고생하는 축들이다 로테를 떠나기 위하여 이렇게 멀리 와 있어도 떠나지 않는 것은 로테의 기억이다 때때로 로테와 지내든 저 순결하고 행복된 순간을 추억하는 것이 지금 나에게 허락되는 최대의 행복이다.
#로테와 알베르트와 결혼식을 하였다 한다 나는 로테다려 나를 잊지 말고 로테의 가슴속에서 알베르트의 다음가는 둘째 자리를 차지하기를 청하였다. 이 사회의 쓸대없는 지위와 차별의 관념은 나로 하여곰 아무리 참으려 하여도 참지 못하게 만든다 나는 대신에게 사직 원서를 내었다 사직은 다행희 생각대로 되었다 나는 어디로 돌아가야 할 것이냐 나는 내 고향으로 가기는 싫다 나는 한갓 하나의 나그네다 한낫 지상의 순례자다 나는 로테의 있는 곳으로 가기로 하였다 이제 다시 로테의 곁으로 가서 또 괴로운 마음을 도둔다는 것은 생각하면 싱거운 일이지마는 나의 목적은 절로 그곳을 향한다.
#만일 내가 로테의 남편이라면 얼마나 좋을 것이냐 오 ― 하나님이여 이 눈물을 용서하시고 나의 헛된 소원을 들어주소서 로테가 내 안해가 되고 그 사랑혼 몸을 이 팔로 안을 수 있다면! 나는 알베르트의 품에 안긴 로테를 생각하고 몸이 떨린다 이러한 생각은 죄되는 일일까 웨 로테는 알베르트와 사는 것보다 나와 함께 있는 것이 오히려 행복되지 않을까 알베르트는 로테의 마음을 참으로 채워줄 수는 없을 것이다 그의 결점은 감정의 부족이다 가령 셋이 함께 책을 읽어도 나와 로테는 같은 곳에 흥미를 이르키지마는 알베르트는 아무러치도 않고 지나간다.
#나는 다만 로테를 이렇게 애끈히 사모치게 사랑한다 로테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가진 것도 없다 그런데 남이 이를 사랑하다니……사랑할 수 있을까 나는 늘 의심한다.
#만일 알베르트가 죽는다면! 나는 그런 생각도 한다 그러면 나는……로테는……이런 생각은 끝없는 꿈속으로 나를 끄러드린다 로테와 처음 만나 딴쓰하든 푸른빛 연미복이 다 낡아서 어렵사리 새것을 마추기로 결심을 하였다 누른빛 족기와 아랫바지까지 감과 모양을 전과 꼭같이 하였다 그러나 이것이라고 요전것과 같은 효험이 있을 것은 아니다 얼마 정드리면 나아질 터이지.
#몇일 동안 남편의 여행지에를 갔다 온 로테가 카나리아 한 마리를 가지고 왔다 카나리아는 길이 들어서 로테와 입을 수마추었다 또 로테의 시키는 대로 나와도 키스를 하였다 이 조그만 부리가 로테의 입과 내 입 사이에 길을 만들어 주었다 그 부리의 감촉은 사랑에 넘치는 향낙의 입김 같았다 로테는 다시 빵조각을 입에 물고 입을 내어밀어서 새에게 먹여주었다 그 입술에 넘치는 사심없는 애정 나는 얼굴을 돌이켰다 이러한 행복스런 광경으로 겨우 잠드려놓은 내 상상녁을 다시금 자극하여 주지 마랐으면.
#나는 요새 호메르의 시보다 웃샨의 시를 감격하여 읽는다 거의 죽어가는 소녀가 전사한 연인의 무덤에 이끼낀 빗돌을 붓들고 운다 안개 자욱한 달비쵠 들에 홀로 살아남은 용사가 돌아다니며 젊었을 때 전장의 동모들의 무덤을 찾으며 노래하기를 「나의 사적을 아는 나그네가 찾아와 핑갈의 훌륭한 아들을 찾는 날이 있으리라 나의 무덤 위로 걸어다니며 헛되히 나를 찾으 리라」 아 나도 저 훌륭한 무사와 같이 칼을 뽑아 이 괴로운 생명의 줄을 단번에 끊고 싶다.
#어느새 가을도 이미 늦어 모든 나무도 그 입새를 벗는다 나는 마음속에 무서운 공허를 느낀다 단 한 번 로테를 이 가슴에 안으면 이 공허는 채워질 것이다 나는 드디어 여기까지 왔다 로테에 대한 생각은 정열은 다른 모든 것을 삼켜버렀다 나는 견딜 수 없다 로테가 없으면 세상은 허무다
#멫 번이나 로테의 목을 껴안으려 하였든고 눈앞에 아른거리는 그 사랑스론 것을 붓들지 못하다니……아이들은 눈에 보이는 것을 모조리 붓들지 않느냐 이것이 사람의 본능이 아닌가.
#잠자리에 누으면 나는 멫 번이나 다시 깨지 말기를 바랐둔고 그러나 다시 눈이 떠러지고 태양을 바라보면 내게는 슬픔이 찾아올 뿐이다 나는 벌써 옛날의 나는 아니다 감정은 마음속에 차고 돌아다니는 한 거름마다 낙원이 열리고 모든 것이 사랑의 세계로 보이든 옛날의 나는 벌써 죽었다 나의 눈도 마르고 나의 괴롬은 눈물로 시쳐지지 않는다 아침 햇빛의 훌륭한 자연을 앞에 보아도 쾌감의 한 방울도 솟아나지 않는다.
#로테는 모른다 이 모든 것이 어떠한 결말을 지을 줄을 때때로 나를 다정하게 쳐다보는 그의 눈 뜻밖에 나타나는 나의 감정을 깨닫는 눈치 나의 괴롬을 은연히 동정해서 이마에 나타나는 걱정 나는 로테가 손소 주는 잔이면 그 속의 독약이라도 감사히 마실 것이다.
#십이월의 거친 들에서 나는 어떤 사나히를 만났다 그는 열심으로 꽃을 찾았다 자기 사랑하는 사람에게 줄 꽃테를 만들겠다고 하였다 그는 물속의 고기같이 자미스럽게 지나든 날을 한탄하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는 로테의 아버지 밑에 서기로 있다가 로테를 사모하여 옵흔 정신을 잃게 된 젊은 사람이라 한다 아아 나의 장내는 어찌 될 것이나 나의 기운은 다 진하였다 이 세상을 더 견대어 나갈 수 있을까 자나 깨나 내 맘속에 드러차 있는 것은 로테의 형용이다 눈을 감으면 마음의 눈이 와 모히는 이마 한가운대에 그 까만 눈이 나타나고 눈을 뜨면 바다나 깊은 소같은 그 눈이 저 앞에 와 선다 만물의 어른이라는 사람이 대체 무엇일까 가장 기운을 필요로 하는 때 그의 기운은 꺽이여 이러나지 못하다니…….
#나의 마음속에는 불만과 불쾌가 날마다 뿌리를 뻐쳐서 정신의 평화는 완전히 파괴되었다 남은 것은 피로뿐이다 나는 나의 마음의 힘을 걷어모아 이 피로와 싸우려 하였지마는 마음의 불안은 원기와 총명을 좀먹어서 나는 더욱 우울하고 더욱 불행한 사람이 될 뿐이다.
#알베르트의 내게 대한 태도도 얼마쯤 달라졌다 내가 로테와 과히 친하게 지나는 것을 보고 그는 그의 권리를 침해당하는 것같이 녀기는 듯하다 그는 나를 멀리하기를 바란다 우리 사이에 지극과 같은 우정은 도저히 이대로 오래갈 수는 없는 것이다.
#나는 무위 가운데 사라 있을 뿐이다 희망이 끊어지고 세상 사람이 보통 하는 일을 붓들 기운도 없고 괴상한 감정과 괴상한 사상 끝도 없는 열정에 몸을 내여맞겨 사랑스론 사람이 하는 걱정도 돌보지 않고 이 슬픈 교제가 영원히 끝나지 않기 위하여 있는 힘을 다하여 아무 목적 없는 노력을 할 뿐이다 불안도 아니요 욕망도 아니다 내 가슴을 찢고 목띠를 짖눌르는 마음속 말할 수 없는 광기다.
#나로써도 놀날 일이다 로테에 대한 내 사랑이란 가장 거륵하고 순결하여 형제같은 사랑이여야 할 것을 꿈이란 것은 어찌한 것이냐 어쩌녁 꿈에는 로테를 안고 그 입술에 무수한 키스를 하였다.
#로테의 얼굴을 보거나 로테의 운명과 로테가 내 운명에 동정하는 것을 생각하면 다 밭아버린 나의 가슴에서도 눈물이 흐른다 내게는 아무 희망도 없다 나는 생각할 힘조차 잃었다 나는 이제 갈 길이 없다 아니! 갈 길은 다만 하나다 내게는 그것이 제일이다.
#나의 불상한 결심은 나날이 굳어가고 깊어갈 뿐이다 나는 다만 미숙한 결심을 가지고 조급하게 일을 하지 말고 냉정한 각으로 일을 행하기 위하여 미루고 있을 뿐이다.
#로테는 드디어 나를 멀리하기로 결심하였다 로테의 부드러운 심정 로테와 떠남으로 내 마음에 받을 영향 내가 로테를 떠나기가 거의 불가능한 것을 아는 로테가 스스로 그러한 결심을 하였을 리는 없지마는 아마 나를 말미암아 두 사이에 불안한 기운이 떠돌고 알베르트가 그것을 요구하는 까닭이었을 것이다.
#십이월 이십일이다 해으름에 나는 로테를 찾었다 로테는 혼자서 동생들에게 줄 크리스마스 예물을 싸고 있었다 내가 그것을 받을 아이들의 기쁨을 말하였드니 로테는 어색한 우슴슬 띠우며.
#「당신도 얌전하게 계시면 예물을 드리지요.」
#「얌전이라면 어떻게 하라는 말씀인지요」
#「이번 목요일이 크리스마스 앞날이 아니여요 아버지께서 아이들을 데리고 오셔서 예물을 하기로 되었어요 당신도 꼭 오셔요 그렇지만 그날까지만은 오시지 마라 주세요」 나는 아무 말도 못하였다.
#「한번은 그렇게 될 것이 아니야요 언제까지 이대로 나갈 수는 없지 않하요」
#내 마음은 끄러오르는 것 같아서 거저 방안을 돌아다녔다 로테는 내 맘을 풀어보려고 여러가지 말을 하였지마는 한참 있다가 나는 말하였다.
#「로테씨 나는 당신을 영원히 맛나뵙지 않겠읍니다」
#「웨 이리서요 베르테르 씨 그런 말씀은 마셔요 꼭 오셔요 다만 너무 자주 오시지만 말라는 거야요」
#로테는 내 손을 쥐며
#「마음을 절제해 쓰셔요 당신 같은 학문과 재능이 있으면 세상에서 아모런 재미라도 보실 것이 아니야요 당신을 슬프게 할 재조밖에 없는 저와의 이 슬픈 관계는 끊어주셔요」
#내가 무슨 말을 할 것이냐 비감에 넘쳐 로테를 바라볼 뿐.
#「베르테르씨 웨 스사로 소겨가며 최후의 파멸로 가까히 가셔요 주인 있는 이 몸을 어쩌자고 그렇셔요 당신의 것이 될 수는 없다는 까닭으로 더욱 열정을 이르키실 뿐이 아니여요」
#나는 로테의 쥔 손을 물리치며
#「훌륭한 말씀을 하십니다 알베르트 군에게 배운 모양이구뇨」
#「그런 말을 누구에게 배워요 진즉부터 당신을 위하여 또 나를 위하여 그런 생각을 했셔요 이 넓은 세상에 달리 훌륭한 색시를 어디 못 구하겠셔요 훌륭한 분을 찾아 가지고 오셔요 우리 참으로 사이좋은 동무로 행복스럽게 지내요」
#나는 아주 냉담해저서
#「그런 말씀은 인쇄해서 가정교사들에게 돌려 보이지요」
#이럴 때 알베르트가 돌아와서 로테더러 맞겨논 일을 해놓지 않았다고 멫 마디 나무랬다 나는 어쩔 줄 모르고 있다가 밥때가 되여서야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서는 혼자 방에서 몸을 버리고 울었다 이튼날 아침 일즈기 이런 편지를 썼다.
#「로테여 나는 죽기로 결심하였다 나는 이 편지를 아무런 소설적 과장도 없이 냉정하게 당신을 최후로 만나든 날 아침에 쓴다 당신이 이것을 볼 때에는 죽는 날까지 당신을 만나는 것밖에 더 큰 기쁨이라고 없든 불행한 사나히는 이미 싸늘한 죽음이 되었을 것이다 무서운 하로밤 그러나 잊을 수 없는 하로밤이었다 나의 결심은 이 밤에 확실해졌다 어제 당신댁에서 돌아올 때에 나는 무섭게 흥분되었었다 당신의 곁에 있어 보리라는 희망과 기쁨이 없어진 나는 방에까지 들어올 기운도 없었다 세상 모르고 쓰러졌을 때에 하나님은 쓴 눈물을 내게 최후의 위로로 주셨다 몇천의 희망과 계획이 가슴에 용소슴쳤지마는 최후에 힘까지 확실한 결심이었다 「죽으리라」 잠자고 아츰에 눈을 뜬 마음속에 고요히 그러나 굳세계 서있는 것이 「죽으리라」의 결심 이것은 절망이 아니다 당신을 위하야 나를 참고 희생시키자는 확신이다 로테여 숨기지 않으련다 우리 세 사람 중에 하나가 죽어야 할 것이 아니냐 그것이 나다 사랑하는 로테여 이미 내 마음속에는 알베르트를 죽일까 당신을 죽일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러면 나는 죽으리라 로테여 여름날 해으름에 산에 오르거든 골짜기에 늘 어른거리던 나의 형상을 생각하라 긴 풀이 바람에 나붓기거든 교회 저편에 내 무덤을 바라보라 이 글을 쓰기 시작할 때 내 마음은 가라앉았더니 이제 나는 애기같이 쓰러져 운다 모든 생각이 아릿아릿하게 나타나서」
#열 시쯤 나는 심부름꾼을 불러서 이삼일 안에 여행을 떠날 터이니 행장을 차리고 회계 가릴 것은 가리라고 일렀다.
#식사를 한 뒤에 로테의 아버지를 찾아뵈러 갔다 아이들이 매여달려 로테의 이야기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하는 것이 더우기 감회를 자어냈다 마음속으로만 작별을 하고 집에 돌아오니 다섯 시쯤 되었다.
#다시 로테에게 하는 편지에 몇 줄을 부쳤다.
#「당신은 나를 기다릴 것이 없다 내가 당신의 말슴대로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당신을 찾으리라고 생각할 터이지마는 로테여 오늘 맞나지 않으면 그 기회는 영원히 없다 내 죽은 다음에 당신이 이 편지를 보고는 몸을 떨며 아름다운 눈물을 흘릴 것이다」
#여섯 시 반쯤 나는 로테의 집에를 갔다 로테는 혼자 있었다 나를 보고는 가장 당황한 기색으로.
#「약속을 지키시지 않으셔요」
#「나는 아모 약속도 하지 않었읍니다」
#「내 청이면 그래도 들어주실 텐데」
#이렇게 말하면서도 로테는 어찌할 줄을 모르는 모양이었다 알베르트는 이웃 고을에 무슨 일이 있어 나갔든 것이다 나와 단둘이 있는 것을 피하려 함이던지 동모를 청하려 사람을 보냈으나 다 일이 있어 오지 못하였다 로테의 마음도 아모 작정이 없든지 심부름하는 게집애를 옆에 방에 있으라고 그리다가 다시 그만두라고 하였다 나는 방가운대서 돌아다니고 로테는 피아노를 쳤으나 잘 쳐질 리가 없다 로테는 마음을 억지로 진정하며 나와 함께 소파에 앉았다.
#「같이 읽을 것이 혹 있는지요」 하더니
#「저 당신이 번역하신 옷샨의 시 원고가 설합에 들었서요 당신의 읽는 것을 들으려고 그냥 두었지요」
#그래 나는 저 꿈같은 정열이 흐르는 옷샨의 시를 낭독하였다 내가 번역한 것은 꽤 길었다 이 ― 민이 자기의 딸과 아들을 잃고 슬퍼하는 데 다다랐다.
#산에서 바람이 부러치치날
#바다의 물결은 높이 드날리는데
#나는 저 싯그러운 물가에 서서
#나의 딸이 마즈막 서있든 저 무서운 바위를 바라본다.
#달이 희미한 빛을 흘리며 넘어가는 때
#나라니 슬픈 거름을 옮겨가는 내 아들과 딸의
#몽농한 형상이 나의 눈에 보인다
#아버지를 돌보지 않고 저의는 간다
#나의 슬픔이어 나의 큰 슬픔이여
#내 근심의 샘은 크고 다시 깊은 것을
#로테의 눈에서는 눈물이 떨어지며 그는 늦겨 울었다 나도 원고를 내던지고 로테의 손을 잡고 로테의 팔에 얼굴을 부비며 울었다 로테는 겨우 마음을 가라앉히고 눈물을 걷우며 그다음 읽기를 청했다.
#봄바람아 너는 웨 나를 흔들어 깨우느냐
#잠깨는 이슬을 가져온다 너는 말하나
#나의 살에 질 때는 이미 가까운 것을
#입사귀를 불어 허트릴 폭풍도 멀잖을 것을
#곱고 힘이 넘치든 나의 시절을
#아는 나그네가 다음날 찾아와서
#숲속을 이리저리 나를 찾으리라
#그러나 나를 볼 날은 영원히 없을 것을
#나는 여기서 가슴이 터지는 듯 로테의 앞에 몸을 내던지고 그의 손을 잡아 이마에 눈에 대었다 이때 로테도 내 손을 마조 잡아 이르키며 내게 몸을 기댔다 타는 듯한 둘의 뺨은 서로 닿었다 서게는 사라진 듯 나는 로테를 가슴에 안고 미친 듯한 키스를 연거퍼하였다 로테는 몸을 빼치며 숨매킨 소리로 불렀다.
#「베르테르! 베르테르!」
#힘없는 손으로 나를 떼밀다가 한번 엄숙한 목소리로.
#「베르테르 씨!」
#나는 로테를 놓고 정신없이 그 앞에 쓰러졌다.
#「베르테르 씨 인제 마즈막입니다 다시 만나뵙지 않겠읍니다」
#이 말을 던지고 불상한 나를 그래도 애정이 넘치는 눈으로 바라보며 옆에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었다
#나는 삼십 분 동안이나 너머진 대로 있다가 겨우 몸을 이러 로테의 들어간 문을 향하고.
#「로테 로테 단 한마디의 작별을」
#아모 말도 없었다 나는 영원한 작별을 하였다 「잘 있거라 로테야」
#이튼날 아침에 나는 또 편지를 썼다
#「로테여 나는 마즈막으로 눈을 떴다 이 눈은 다시 새해의 빛을 보는 일이 없으리라 자연이여 불상히 보라 너의 아들 너의 친구 너의 애인은 이제 그의 마즈막 길을 밟는다 마즈막이란 무슨 뜻인지 나도 잘 모른다 그러나 내일이 되면 나는 흙 속에서 잘 것이다 죽음이란 무엇이냐 나도 여러 번 보았다마는 이번이 내 차례다…… 어제의 한때를 용서하라 어제는 내 생애의 마즈막 순간이였다 처음으로 처음으로 나는 의심 없는 마음에 로테가 나를 사랑한다 로테가 사랑한다는 저 질거운 정열이 빛났다 당신 입에서 튀여난 거륵한 불은 아즉 내 입술 위에 타고 있다 나를 용서하라 당신은 나를 사랑한다 나는 그것을 당신과 첫번 만날 때의 눈에서 첫번 악수에서 알았다 그때부터 둘의 마음은 서로 아름답게 치되여서 길게 사괴는 동안 둘의 마음에 느낀 일을 서로 감초지도 않했나니 당신의 마음엔 남을 것도 많으리라.
#그러나 이제 우리는 갈린다 영원히 아 ― 모든 것은 헛될 뿐이다 그러나 어제 내가 당신의 입술에서 받은 타는 생명은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로테는 나를 사랑한다 이 팔은 로테를 안었다 이 입술은 로테의 입술 위에서 떠렀다 로테는 내것이다 당신은 영원히 내것이다 오 로테여.
#알베르트 군이 당신의 남편이란 무슨 말이냐 이 세상에서는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이 당신을 남편의 품에서 내 품으로 빼았는 것이 죄악이냐 죄악이라도 좋다 나는 이 죄악을 무상한 환희 가운데 맞보았다 오 로테여 나는 몬저 간다 우리 아버지에게로 당신이 올 때까지 그는 나를 위로해 주리라 그때에 나는 달려가 당신을 안어 마즈리라 영원히 포옹하고 무한의 앞에 가 서리라」
#열한시경 알베르트에게 이런 편지를 들려보냈다. 「여행을 나가려고 합니다 피스톨을 좀 빌려주십시오」
#로테가 알베르트와 함께 있는 곳에 그 아이는 내 쪽지를 전하였다 알베르트는 로테를 시켜 피스톨을 내여주었다 한다 그래 나는 다시 또 로테에게 썼다.
#「피스톨은 당신의 손에서 내 손에 건너왔다 당신은 여긔 먼지를 털어주었다 나는 천번이나 여기 키스하였다 로테여 당신은 나에게 피스톨을 주었다 당신의 손에서 죽음을 받기를 원하든 나는 이것을 받았다 심부름갔든 아이의 말을 들으면 이것을 내어주며 당신은 떨며 한마디 말도 없었다 한다 아! 작별의 인사도 없었단 말이냐 나를 당신과 영원히 매즐 순간에까지 당신은 내 앞에 마음의 문을 닫히느냐 이렇게까지 당신을 사모하는 자를 당신도 아마 미워할 수는 없으리라」
#나는 밖에 나가 멫가지 일을 보고 돌아와서 나의 가장 가까운 친구 빌헬름에게 유서를 썼다.
#「친구여 나는 마지막으로 들과 숲과 하늘을 바라보았다 잘 있어라 사랑하는 어머니여 용서하시오 빌헬름이여 어머니를 위로해다오 행복스런 날을 보내기를 바란다 잘 있어라 잘 있어라 언제 다시 만나리라」
#알베르트에게.
#「알베르트 군 나는 여러가지로 미안합니다 그러나 용서해 주시겠지오 그대 가정의 평화를 혼난시키고 그대들 사이에 의심을 이르켰읍니다 안녕히 계시오 나의 죽음으로 그대들이 행복에 들어가기를 알베르트 군 저 천사를 행복스럽게 해주시오」
#나는 그 밤으로 모든 고류를 정리하였다 태울 것은 태우고 몇 개의 원고는 묶어서 빌헬름에게로 이름을 쓰고 열 시가 지나서 포도주를 가져다가 한 잔을 마시고 나는 마즈막 붓을 드렀다
#「로테여 열한 시가 지났다 세계는 아주 고요하다 사랑하는 로테여 나는 창에 기대섰다 하늘에는 영원한 별이 두셋 반짜긴다……나는 당신의 아버지께 편지를 써서 나를 교회의 묘지 한편 보리수나무가 있는 아래 묻어 줍시사 하였다.
#옷은 지금 이분대로 묻어 달라 당신의 몸이 다어서 거륵해진 옷이니 로테여 나는 싸늘한 죽음의 잔을 손에 들었다 나는 무섭지 않다 주저하지 않는다 나는 당신의 평화와 행복을 위하야 질거이 죽는다.
#탄환은 벌써 재여 있다 열두 시 치는 소리가 난다 그러면 로테여 로테여 나는 간다 잘 있거라」
#나는 정신을 가다듬어 피스톨 끝을 머리에다 대였다 나의 과거와 미래는 모두 이 한 점에 와 모였다 나는 방아쇠를 잡아다렸다.
#(「문예월간주석: 文藝月刊」괴테 사후 백년 기념 특집호 소재주석: 死後百年紀念特輯號所載)